파란색 아이섀도우 바르고 나타나가지고는, 세상에 언제적 화장을 하고 왔냐고 놀라는 우리에게 함께 화장품을 같이 사러 가자고 했었던 요야. 나 그때는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. 왜 회사 동료랑 화장품을 사러 가야하나 싶었지. 내가 이제 나이가 되어보니 내 나이에 맞게, 내 친구가 되어주려고 요야가 마음써서 다가와준거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. 왜 그렇게 빨리 갔냐구. 나 이제야 진짜 요야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은데. 보고싶다 요야. 늘,
민아님! 작년 이맘때 오텀 비즈위빙데이에 초대해주셨죠. 다른 일정이 생겨 다음 윈터시즌에 오라고 해주셨는데.. 그거 언제인가요! 저는 요즘 강원도 최북단 화진포에서 한달살이를 하며 매일 파도를 타요. 짧은 시간이었지만 매 계절을 일상에 잔뜩 담아내던 민아님께 감화된 덕이 큽니다. 민아님이라면 훌쩍 한 번 놀러오셨을 것도 같아요. 민아님과의 이별에 내가 이렇게까지 슬퍼할 자격이 있나 싶다가도 그냥 민아님이 그만큼 매력적이고 큰 사람이었으니 어쩔 수 없다 생각하며 올 한해를 보냈습니다. 덕분에 저는 하고 싶은 걸 그리는 데 조금 더 성실하게 됐고 하고 싶은 걸 하는 데 조금 덜 주저하게 됐어요. 기뻐할 결심, 화려한 마음은 어려운 게 아니라는 말도 좀 알 것 같아요. 민아님이 계셨다면 좀 더 삐대며 이런 변화를 자랑했을 거예요. 솔직히 다 필요 없고 민아님이랑 더 짙은 우정을 계속 쌓고 싶었는데요. 뭉근한 슬픔을 안고 매년 생일을 맞이할게요. 민아님을 떠올리면 좋은 거니까요.
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 순간마다 늘 함께했던 사람, 기쁜 일이 있으면 나보다 더 기뻐해주고 슬픈 일이 있으면 나보다 더 슬퍼해줬던 사람. 나에게 재밌게 노는 법, 재밌게 일하는 법, 재밌게 공부하는 법 다 알려주고 이제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그리움이라는 감정까지 알려주고 가는 사람. 더 오랫동안 인생을 함께 하고 싶었는데 이제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는 게 너무나 슬퍼요. 마구마구 사고치고 좌충우돌하다 요야한테 혼나기도 하고 위로도 받고 그래야 하는데, 요야가 없으니 이제 사고도 못 치겠다. 혼내줄 사람이 없네. 요야를 만나서 요야에게 삶을 배울 수 있었던 건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고 축복이었어요. 나의 ‘서울 엄마’ 요야, 다음 생애는 내가 진짜 말 잘듣는 딸로 태어나서 효도할게. 그땐 우리 더 오래 놀아요.